'분자를 설계할 수 있다'에서 '병을 고칠 수 있다'로
지난 몇 년간 AI 신약 개발의 가장 흥미로운 서사는, 방대한 화학 공간에서 유망한 후보 분자를 아주 짧은 시간에 선별·설계해 전통적으로 수년 걸리던 선도물질 발견을 수개월로 압축한다는 것이었다. 이 능력은 반복적으로 검증됐고, AI가 '분자를 설계할 수 있는가'는 더 이상 거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진짜 시험은 결코 실험실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인체 임상시험에 있다. 계산 모델에서 아무리 우아한 분자라도 실제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가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업계는 2026년을 AI 신약이 '약속을 이행하는' 핵심 해로 널리 본다. 초점이 'AI가 약물을 설계할 수 있는가'에서 'AI가 설계한 약물이 엄격한 임상 지표에서 이길 수 있는가'로 옮겨갔다. 이는 패러다임의 도약이다. 알고리즘의 기교에서 임상 결과로 평가받는 시대로. 산업 전체에서 성패는 더 이상 발표 논문이나 특허 수가 아니라 환자에게서 나오는 실제 효능 데이터로 결정된다.
25% 성장 시장
시장 신호도 똑같이 강하다. Astute Analytica는 글로벌 AI 신약 발견 시장이 2026년 약 33억 달러에서 2030년 약 81억 달러로 연평균 약 25% 성장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제약 산업 전체를 크게 앞서며, 제약사가 AI를 연구개발에 가속 통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적 발견, 분자 생성에서 임상 설계, 환자 선별까지 AI의 침투는 '점 도구'에서 '전 과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른 신흥 기술과 마찬가지로, 기관마다 AI 제약 시장 규모 추정은 크게 다르다. 하류 임상 서비스와 데이터 플랫폼 포함 여부에 따라 절대값이 수십억에서 수백억 달러까지 편차가 크다. 그러나 방향은 일치한다. 두 자릿수 성장이 지속되고 침투율이 아직 초기인 고성장 트랙이다. 공급망 참여자에게 중요한 것은 정의를 두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AI가 '도구'에서 '인프라'로 진화하는 확실한 추세를 포착하는 것이다.
200여 개 약물 임상 진입: 파이프라인의 실제 규모
시장 규모가 기대라면, 임상 파이프라인은 지금의 확실한 지표다. AIM Media House에 따르면 현재 200개가 넘는 AI 발견 약물이 임상시험에 있고, 약 175개 AI 기원 프로그램이 인체 시험 단계에 진입했으며, 2019년 이후 이 분야는 약 600억 달러의 투자를 끌어들였다. 2026년에는 15~20개 AI 프로그램이 결정적인 3상 임상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는 어떤 신약이든 승인 전에 넘어야 할 가장 중요하고 비싼 관문이다.
그러나 동전의 다른 면도 똑같이 분명하다. 2026년 중반 기준, 완전히 AI가 설계한 약물은 단 하나도 FDA 승인을 받지 못했다. 가장 앞선 사례 중 하나는 특발성 폐섬유증을 겨냥한 인실리코 메디슨의 후보물질 ISM001-055로, 여전히 2상에 있다. 이는 파이프라인의 '양'은 이미 상당하지만, 양에서 '첫 승인'이라는 질적 도약은 여전히 임상 데이터의 최종 판정을 기다린다는 점을 일깨운다.
3상 임상: 진짜 분수령
2026년의 가장 묵직한 관전 포인트는 여러 AI 약물의 3상 임상 결과가 잇따라 공개된다는 것이다. 3상은 신약 개발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비용이 가장 높으며 실제 효능을 가장 잘 드러내는 단계로, 그 결과가 약물의 승인과 상업화 여부를 직접 결정한다. AI 신약 개발에게 이는 이렇게 큰 규모로, 이렇게 엄격한 지표에서 'AI가 설계한 약이 정말 효과가 있는가'라는 정면 질문을 처음으로 받는 순간이다.
결과가 어떻든 산업의 기대를 깊이 재편할 것이다. 여러 3상이 성공하면 AI 제약의 밸류에이션 논리와 자본 흐름이 완전히 다시 쓰이고 'AI+약'은 이야기에서 방법론이 된다. 연이어 실패하면 산업은 신약 개발에서 AI의 진짜 경계와 합리적 위치를 냉정히 재고하게 된다. 어느 쪽이든 2026년은 '데이터가 말하는' 전환점이 될 운명이다.
AI는 임상을 없애지 않고 재편했다
흔한 오해는 AI 신약 개발을 '임상을 건너뛰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사실은 정반대다. AI는 임상 전 선도물질 발견과 최적화를 크게 가속하지만 임상 검증이라는 확고한 제약은 면제할 수 없다. AI가 진짜 바꾸는 것은 임상 자체의 효율이다. 더 정밀한 환자 계층화, 바이오마커 선별, 임상 설계 최적화를 통해 AI는 임상 실패율을 낮추고 기간을 단축하며 비용을 통제해, 더 많은 후보가 더 높은 성공 확률로 임상에 진입하고 통과하도록 돕는다.
이 관점은 공급망 참여자에게 특히 중요하다. AI 제약의 기회는 알고리즘 기업 자체뿐 아니라 CRO/CDMO, 임상시험 서비스, 생체시료·시약, 데이터 플랫폼 등 부대 영역에 널리 분포한다. AI 파이프라인이 임상으로 더 빠르게 쏟아지면서 이 '삽을 파는' 영역은 구조적 수요 증가를 맞이하며, 더 안정적이고 현금흐름에 가까운 참여 방식이 된다.
한중 바이오제약 협력에 대한 시사점
AI 제약의 물결은 한중 바이오제약 협력에 새로운 상상의 공간을 연다. 중국은 거대한 환자 기반, 빠르게 반복하는 AI 역량, 완비된 원료의약품·CDMO 생산능력을 지닌다. 한국은 바이오시밀러, 임상 연구 품질, 일부 혁신 신약에서 깊은 강점을 쌓았다. AI 주도 발견, 임상시험 협력, 제조, 국경 간 등록 전반에서 두 나라는 뚜렷한 상호 보완성과 협력 잠재력을 지닌다.
물론 제약은 규제가 강하고 주기가 길며 규정 준수가 무거운 산업이므로, 국경 간 협력은 양국 의약품 규제 틀과 데이터 규정 준수 요건 아래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 모코의 역할은 고객이 이 고가치 사슬에서 원료, 제조, 임상 서비스, 규정 준수 자원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도록 도와, AI 제약의 산업 배당을 열풍에 대한 상상이 아니라 실행 가능하고 착지 가능한 국경 간 조달·협력 방안으로 전환하는 것이다.